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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85

투명한 공간에 담긴 기억과 정체성, 서도호 작가의 섬세한 세계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예일대학교에서 조각을 공부하고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서도호 작가님은 '집', '문', '계단' 등 우리에게 익숙한 오브제를 통해 정체성, 이동, 그리고 공간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예술가입니다.투명한 천으로 되살아난 기억의 공간, '집'서도호 작가님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집(Home)' 연작은 어린 시절 살았던 한옥집이나 타지에서의 아파트를 얇고 투명한 천으로 실물 크기로 재현한 작품입니다. 마치 유령의 집처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공간들을 걸어 다니며, 우리는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 속으로 스며드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빛을 투과하는 섬세한 천으로 만들어진 그의 '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시간과 추억이 깃든 기억의 공간이자, 우리가 누구.. 2025. 5. 4.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며: 하버트 T. 오웬스 선교사와 제암리 학살 사건 1919년, 우리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제암리 학살 사건과 그 참상을 세상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하버트 T. 오웬스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뤄보려 합니다.1919년 3월 1일, 한반도 전역에 울려 퍼진 대한 독립 만세 운동은 우리 민족의 자주 독립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린 역사적인 외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의 반응은 극도로 잔혹했습니다. 그들은 무력을 동원하여 시위를 진압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제암리 학살 사건입니다.제암리, 그날의 비극1919년 4월 15일, 경기도 수원군 (현재 화성시) 향남면 제암리에서는 믿을 수 없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일본군은 만세 .. 2025. 5. 3.
한국 최초의 자비량 선교사와 한국 최초의 남녀공학 학교 푸른 눈의 선구자, 긍위렴(肯魏廉) 매켄지 선교사 - 꺼지지 않는 헌신의 불꽃1861년, 넓고 푸른 캐나다 땅에서 태어난 윌리엄 존 매켄지 선교사님. 그의 삶은 평범해 보였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세상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헌신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복음의 불모지였던 머나먼 조선 땅을 향한 그의 간절한 마음은 남달랐습니다. 당시 캐나다 장로교 선교부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조선 선교사 파송이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켄지 선교사님은 좌절하지 않으셨습니다. "한국 최초의 자비량 선교사"라는 칭호가 말해주듯, 그는 고국 교회의 지원 없이, 오직 자신의 굳건한 믿음과 헌신만으로 조선 땅을 밟기로 결심하셨습니다.그의 여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타지에서의 생활, 낯선 언어와 문화, 그리고 예측할 수 없.. 2025. 5. 2.
펄 벅의 눈으로 그려낸 한국 근대사의 대서사시, "살아있는 갈대" 미국의 대문호 펄 벅 여사가 한국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쓴 감동적인 소설, "살아있는 갈대"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펄 벅 여사와 그녀의 작품 세계, 그리고 "살아있는 갈대"가 담고 있는 깊은 의미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펄 벅, 동양을 사랑한 미국의 이야기꾼펄 벅(Pearl S. Buck, 1892-1973)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을 중국에서 보내며 동양 문화와 깊은 인연을 맺은 작가입니다. 선교사였던 부모님 덕분에 일찍부터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접했고, 이러한 경험은 훗날 그녀의 작품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그녀는 1932년, 중국 농민의 삶을 생생하게 그린 대하소설 대지(The Good Earth)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습니다. 그리고 1938년에는 "대지.. 2025. 5. 1.